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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간 힘의 논리 커지며
북한의 전략적 가치 상승


미, 북·러 손잡고 중국 견제
러, 대미 관계에 북한 활용
중, 북한과 밀월 시도할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양상은 북한에는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가 11일 나온다. 국제규범보다 강대국 간 힘의 논리가 우선시되면 북한이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맞팔율계산기 북한이 미·중·러 등 강대국 사이에서 이익을 꾀하는 ‘시계추 외교’를 구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기존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 ‘불량국가’로 낙인찍혔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시한 채 핵을 개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 등 압박을 받았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기회로 근무기관 삼았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까지 진행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회피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확실한 방패’로 러시아를 끌어들여 돌파구 마련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북한에 다시 한번 기회의 문이 열린 것으로 목욕손타올 평가된다. 국제질서가 다극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북한 문제의 패러다임도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북핵이 국제규범이 아닌 강대국 간 세력권 형성 차원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차태서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달 28일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의 ‘안보현안분석’에 실은 글에서 “북핵 이슈의 성격이 핵비확산(NPT) 레짐 수호 같은 자유주의적 국제안 신한은행 마이카대출 보 규범의 문제에서 (미·중·러) 3개 강대국 간 지정학 게임의 하위 영역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렇게 되면 미·중·러 강대국 사이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3개 강대국이 경쟁이나 교섭 중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북한을 자기들 쪽에 두려 할 수 있는 것이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우 전쟁 정기예금 금리 이후 북한이 맞은 두 번째 전략적 호기”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는 탈냉전 이후 최고의 기회 공간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도 외교적으로 이 정도의 유리한 국면이 도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공세’를 대외 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미국이 북한 및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도 북·러를 각각 중국에서 떼어놓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 국면에 돌입한다면, 협상력을 높이려 러시아를 뒷배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혈맹’ 수준의 관계를 맺어 든든한 보험이 될 수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대미 관계에서 북한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미·러관계가 개선된다면 러시아가 북·미 소통을 위한 다리를 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의 핵심 표적이 중국인 만큼, 중국에 과거와 같은 ‘매력적인 지렛대’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거센 압박에 대응하고자 북한과의 밀월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북·미 협상에서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도 북한과의 끈끈한 관계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4차례나 만나면서 냉랭했던 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의 관계 개선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영향력마저 상실하면 중국은 고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런 구도를 십분 활용해 미·중·러 사이를 오가며 이익을 도모하는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탈냉전 이전 중국과 소련의 분쟁기 당시 비슷한 행보로 실리를 챙긴 경험이 있다. 차태서 교수는 “(북한이) 기존의 미국 일변도 대외전략에서 탈피해 미·중·러 간 복합적 전략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계추 외교’의 복원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북·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동결·감축만 하고, 그 대가로 제재 완화 등 이득을 취하는 방식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받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변화한 국제질서를 인식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김일성정치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 정세를 “위대한 전환과 변혁의 새 시대”라 평가하며 “세계의 격변 속에서 건국 초유의 변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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