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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질서있는 대통령 조기 퇴진으로 정국을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이 밀어붙이는 대통령 탄핵에 대한 상대 개념으로 ‘질서있는 조기퇴진’이 등장한 셈이다. 그렇다면 질서있는 조기퇴진이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까.
질서있는 퇴진이란 말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주장에 대응해 보수 진영이 처음 제시한 대응책이다. 탄핵소추안 가결 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까지 국론이 분열되고 물리적 충돌이 이는 등 극심한 혼란을 피할 수 없지만, 사퇴 시기와 정국 수습 방안을 마련한 뒤 대통령이 스마트폰 공인인증서 물러나면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한 대표는 8일 “탄핵은 7일 광화문 집회에서 보셨다시피 극심한 진영 간 혼란이 예상된다”며 “시기를 정하는 대통령 조기퇴진과 퇴진 이전 단계에서의 직무 배제는 국민과 국제 사회에 예측 가능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까지 질서있는 퇴진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미정이다. 한 대표는 “오늘 직업군인 하는일 도, 내일도 여러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몇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윤 대통령의 2선 후퇴와 비상거국내각 구성이다. 한 총리 중심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해 정국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 경우 윤 대통령이 직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9월 청약 하지만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내각 구성에 협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우여곡절 끝에 거국내각이 구성돼도 싸움박질만 하다가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 하야(下野) 시점을 밝히고, 한 총리와 여당 중심으로 정국을 수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신금리 “하야에 대한 법 규정은 없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60년 4·19 혁명 일주일 뒤 스스로 물러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에 여당이 '즉각 하야'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없다시피 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확정판결을 받기까지 대선을 미뤄야한다는 게 여권의 암묵적인 요금 공감대이기 때문이다. 하야 시점을 뒤로 잡을 경우 여당에서조차 “그 사이 대통령이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대표 확정판결 뒤 하야한다고 하면 ‘한가한 대책’이란 역풍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4년 중임제로 임기 단축 개헌을 하고, 2026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같이 치르는 방안도 일각에선 거론된다. 하지만 “개헌 불가”를 외치는 192석 야권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박경민 기자
정부·여당 어느 쪽도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자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하루빨리 국민에게 방안을 밝히지 않으면 보수 진영은 공멸”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선 “현실적인 조기 퇴진 방안은 윤 대통령 구속”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가 이날 주동자 중 한명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 체포하는 등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대표도 “비상계엄 수사가 엄정하고, 성역없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고,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라도 옹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뉘앙스다.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로 구속되면 헌법상 ‘사고’ 상태로 간주돼 직무가 즉시 정지된다는 게 법조와 정치권의 중론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나오거나, 확정판결 전까진 직무 정지 상태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탄핵 등으로 인한 ‘궐위’ 시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는 것(헌법 제68조 2항)과 달리, 대통령이 구속되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선 없이 직무 정지 상태가 이어진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 입장에선 대통령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자는 명분으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국 안정 행보를 보이면서,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까지 버틸 수 있는 수”라고 분석했다. 친한계 인사는 “탄핵과 달리 구속은 대통령을 관저가 아닌 구치소로 보내는, ‘심판’ 측면에선 더 센 해결책”이라며 “계엄 사태로 인한 민심의 분노를 그나마 식힐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여당 소속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면 보수 진영 전체에 책임론이 이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중진의원은 “대통령이 수감되면 여당이라고 온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야당은 “여권과 한통속인 검찰은 결코 대통령 수사 주체가 될 수 없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나 여당 추천을 배제한 상설특검을 구성해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윤 대통령을 포함한 군 관련자 전원을 체포하고, 국무위원의 가담 정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국희ㆍ윤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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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있는 퇴진이란 말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주장에 대응해 보수 진영이 처음 제시한 대응책이다. 탄핵소추안 가결 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까지 국론이 분열되고 물리적 충돌이 이는 등 극심한 혼란을 피할 수 없지만, 사퇴 시기와 정국 수습 방안을 마련한 뒤 대통령이 스마트폰 공인인증서 물러나면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한 대표는 8일 “탄핵은 7일 광화문 집회에서 보셨다시피 극심한 진영 간 혼란이 예상된다”며 “시기를 정하는 대통령 조기퇴진과 퇴진 이전 단계에서의 직무 배제는 국민과 국제 사회에 예측 가능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까지 질서있는 퇴진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미정이다. 한 대표는 “오늘 직업군인 하는일 도, 내일도 여러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몇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윤 대통령의 2선 후퇴와 비상거국내각 구성이다. 한 총리 중심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해 정국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 경우 윤 대통령이 직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9월 청약 하지만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내각 구성에 협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우여곡절 끝에 거국내각이 구성돼도 싸움박질만 하다가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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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에 여당이 '즉각 하야'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없다시피 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확정판결을 받기까지 대선을 미뤄야한다는 게 여권의 암묵적인 요금 공감대이기 때문이다. 하야 시점을 뒤로 잡을 경우 여당에서조차 “그 사이 대통령이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대표 확정판결 뒤 하야한다고 하면 ‘한가한 대책’이란 역풍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4년 중임제로 임기 단축 개헌을 하고, 2026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같이 치르는 방안도 일각에선 거론된다. 하지만 “개헌 불가”를 외치는 192석 야권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박경민 기자
정부·여당 어느 쪽도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자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하루빨리 국민에게 방안을 밝히지 않으면 보수 진영은 공멸”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선 “현실적인 조기 퇴진 방안은 윤 대통령 구속”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가 이날 주동자 중 한명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 체포하는 등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대표도 “비상계엄 수사가 엄정하고, 성역없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고,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라도 옹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뉘앙스다.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로 구속되면 헌법상 ‘사고’ 상태로 간주돼 직무가 즉시 정지된다는 게 법조와 정치권의 중론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나오거나, 확정판결 전까진 직무 정지 상태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탄핵 등으로 인한 ‘궐위’ 시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는 것(헌법 제68조 2항)과 달리, 대통령이 구속되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선 없이 직무 정지 상태가 이어진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 입장에선 대통령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자는 명분으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국 안정 행보를 보이면서,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까지 버틸 수 있는 수”라고 분석했다. 친한계 인사는 “탄핵과 달리 구속은 대통령을 관저가 아닌 구치소로 보내는, ‘심판’ 측면에선 더 센 해결책”이라며 “계엄 사태로 인한 민심의 분노를 그나마 식힐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여당 소속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면 보수 진영 전체에 책임론이 이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중진의원은 “대통령이 수감되면 여당이라고 온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야당은 “여권과 한통속인 검찰은 결코 대통령 수사 주체가 될 수 없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나 여당 추천을 배제한 상설특검을 구성해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윤 대통령을 포함한 군 관련자 전원을 체포하고, 국무위원의 가담 정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국희ㆍ윤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