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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민연금 모수개혁(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에 합의하며 18년 만에 연금개혁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국민연금개혁특위 구성 등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어 당분간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이 합의(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에 근거해 이번주 모수개혁 법안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복지위 전체회의 전에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하루에 통과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구조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국민연금개혁특위 구성을 두고 여야가 여전히 평행 신한은행 대출상품 선을 달리고 있다. 여당은 특위 구성에 먼저 합의해야 모수개혁안도 처리할 수 있단 입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연금특위와 관련해 양당 간 합의가 되면 (연금개혁안을) 바로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금특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렵사리 합의한 모수개혁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나에게당신은 직역연금 등 다른 연금제도를 포함해 연금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구조개혁’의 과제도 쌓여 있다.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의 숫자를 바꾸는 모수개혁보다 쟁점도 많고, 복잡해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초연금의 경우 현행 소득 하위 70% 고령층(만 65살 이상)인 대상자를 줄이고 지급액을 늘리자는 의견과 현행 지급 봄날 액(2025년 기준 최대 34만3천원)을 유지한 채 대상자를 넓히자는 의견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초연금도 고령화 영향으로 재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향후 특위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은 다층 노후소득보장체계를 언급할 때 강조되고 있지만, 중도해지 비율이 높고 실제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적어 실효성은 낮은 상황 성년의날할인이벤트 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이직 과정에서 퇴직연금 해지를 아주 엄격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은퇴 이후 연금으로 받아갈 수 있도록 예외적인 경우에만 일시금이나 부분 일시금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퇴직연금이 중산층 이상 은퇴자들에게 실질 소득대체율 10% 정도만 감당해도 국민연금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식매각 연금개혁안에 담겼던 자동조정장치(인구구조, 경제상황 등에 따라 보험료율·연금액 등을 조정하는 제도)와 세대간 차등 보험료율 등도 여야 이견이 크다. 특히 자동조정장치의 경우 여당은 재정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란 입장이지만, 야당은 수용할 수 없단 입장인데다 시민사회 반발도 큰 상황이다. 주은선 경기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자동조정장치가 한 번 발동되면 보장성 강화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재정 확충 조치들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소득대체율 43% 제안을 수용하면서 요구한 국가 지급 보장 명문화, 출산·군 복무 크레딧 확대,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확대 등은 정부 개혁안에도 포함된데다 여야 이견이 없어 합의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크레딧과 보험료 지원 확대의 규모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1988년 국민연금 도입 후 세 번째 연금개혁이 된다. 3%에서 시작해 1993년 6%, 1998년 1차 연금개혁에서 9%로 올라 지금까지 유지되온 보험료율은 27년만에 13%로 인상된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도입 당시 70%였다가 1차 개혁에서 60%로, 2007년 2차 개혁에서 50%로 조정된 뒤 2028년까지 40%로 단계적으로 낮아질 계획이었다. 올해 기준 소득대체율은 41.5%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