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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문한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2공장의 소성로 공정라인 14개 중 11개가 가동을 중단한 모습. 중국 음극재 업계의 저가 공세로 흑연 원료를 고온으로 재가열하는 소성로 라인의 상당수가 멈춰서 있다. 포스코퓨처엠
지난 4일 방문한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2공장. 1차 가공한 흑연 원료를 고온으로 재가열하는 소성로 공정라인 14개 중 11개가 멈춰 있었다. 11개 라인 대부분은 반년 가량 쉬고 있다. 3개 라인만 가동하다 보니 최소 인력이 자리를 지켰고, 굉음이 가득 차야 할 공장 내부는 되레 정적만 흘렀다.
중 담보대출상품 국산 저가 공세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 산업이 존폐 갈림길에 섰다.
전 세계 음극재 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은 시장 점유율 3%(9위)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점유율 10위 내 나머지 9곳은 모두 중국 기업이다. 중국은 전 세계 음극재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2020년까지만 해도 포스코퓨처엠 보금자리론 자격 음극재 공장 가동률은 80~90%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도 10%대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누렸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생산량과 공급량을 늘린 중국 음극재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중국 쏠림'이 심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한국 배터리 3사조차 중국산 음극재 비율을 크게 늘렸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3사의 국내산 음 부동산 수수료 계산 극재 구매량 비율은 2020년 41.5%에서 올해 17.1%로 급감했다. 사실상 중국산인 해외 비율은 58.5%에서 82.9%로 늘었다.
사업 부진은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정광열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장은 "이곳 2공장 전체 생산 가능 용량의 15%가량인 7500t 정도에 해당하는 생산라인만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고 공무원대출신청 꾸라졌다.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억6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3% 급감했다. 주력인 배터리 소재 사업은 지난해 3분기 218억원 흑자에서 올 3분기 158억원 적자 전환했다.
한국 음극재 산업 위기의 핵심은 최근 본격화한 중국발 저가·물량 공세로 요약된다 인천환경공단 .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심화하자 중국은 한국 배터리사들에 ㎏당 4~5달러에 음극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2022년 고점과 비교하면 40~50% 싼 가격이다.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전력 비용을 앞세운 중국이 원가 경쟁력을 높여 '치킨게임'을 주도하는 것이다. 구경모 포스코퓨처엠 음극재생산기술그룹장은 "중국 기업들이 일부 음극재 최종 제품을 ㎏당 2달러대 후반으로까지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덤핑에 따른 적자는 정부 보조금으로 벌충하고 있다는 정황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 대비 인건비와 전기요금 부담이 훨씬 큰 데다 환경 관리 비용도 높다. 중국의 전력단가(kwh당)는 80원대로 우리나라(150원)의 절반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5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중국산 흑연 사용을 배제하는 '해외우려집단(FEOC) 규정' 적용을 2026년까지 2년 유예하며 오히려 국내 배터리사들의 저가 중국산 음극재 구매량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흑연과 더불어 음극재 핵심 소재인 동박 역시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고객사가 줄어든 일부 국내 동박 제조기업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국의 저가 수주 경쟁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박 제조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그나마 장기 공급으로 확보해둔 고객사 덕분에 충격파를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전반에 만연한 캐즘 공포는 음극재뿐 아니라 양극재 시장으로도 확산 중이다. 양극재·분리막 등을 생산하는 LG화학은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을 크게 낮췄고, 시설투자액도 4조원에서 3조원으로 줄였다. 양극재 주력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적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음극재 기업은 중국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방파제"라며 "만일 국내 음극재 기업들이 고사하면 중국 업체가 판가를 대폭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생태계의 밸류체인이 깨지면 배터리 제조사와 전기차 업체로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한시적이더라도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국 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으로 원가를 보상하거나 미국 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와 같은 세제 혜택을 도입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은 "음극재는 전력단가 비중이 높은 만큼 전력요금을 한시적으로 30~40% 감면해주는 방안을 비롯해 보다 직접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동훈 기자 / 세종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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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극재 산업 위기의 핵심은 최근 본격화한 중국발 저가·물량 공세로 요약된다 인천환경공단 .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심화하자 중국은 한국 배터리사들에 ㎏당 4~5달러에 음극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2022년 고점과 비교하면 40~50% 싼 가격이다.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전력 비용을 앞세운 중국이 원가 경쟁력을 높여 '치킨게임'을 주도하는 것이다. 구경모 포스코퓨처엠 음극재생산기술그룹장은 "중국 기업들이 일부 음극재 최종 제품을 ㎏당 2달러대 후반으로까지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덤핑에 따른 적자는 정부 보조금으로 벌충하고 있다는 정황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 대비 인건비와 전기요금 부담이 훨씬 큰 데다 환경 관리 비용도 높다. 중국의 전력단가(kwh당)는 80원대로 우리나라(150원)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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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과 더불어 음극재 핵심 소재인 동박 역시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고객사가 줄어든 일부 국내 동박 제조기업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국의 저가 수주 경쟁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박 제조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그나마 장기 공급으로 확보해둔 고객사 덕분에 충격파를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전반에 만연한 캐즘 공포는 음극재뿐 아니라 양극재 시장으로도 확산 중이다. 양극재·분리막 등을 생산하는 LG화학은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을 크게 낮췄고, 시설투자액도 4조원에서 3조원으로 줄였다. 양극재 주력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적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음극재 기업은 중국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방파제"라며 "만일 국내 음극재 기업들이 고사하면 중국 업체가 판가를 대폭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생태계의 밸류체인이 깨지면 배터리 제조사와 전기차 업체로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한시적이더라도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국 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으로 원가를 보상하거나 미국 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와 같은 세제 혜택을 도입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은 "음극재는 전력단가 비중이 높은 만큼 전력요금을 한시적으로 30~40% 감면해주는 방안을 비롯해 보다 직접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동훈 기자 / 세종 한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