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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는 1923년 창립된 디즈니 스튜디오가 지금까지 제작한 65편의 장편 애니메이션 중 첫번째 작품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세계 최초의 올 컬러 애니메이션으로, 색채영화 초창기였던 당시 붉고 노란 기운이 강했던 실사영화들과 달리 말 그대로 ‘총천연색’의 화면을 보여줘 충격에 가까운 관람 경험을 제공했다. 디즈니는 1937년 ‘백설공주’를 세상에 공개할 때까지 회사를 여러번 파산시킬 정도로 막대한 제작비를 들이부었다. 물가상승률을 적용했을 때 지금까지 디즈니가 내놓은 어떤 성공작도 따라가지 못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디즈니 역사상 가장 중 신한은행 수수료 면제 요한 의미로 가득 차 있는 만큼 ‘백설공주’는 실사화에서도 그 어느 작품보다 신중한 준비가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게다가 흰 피부가 강조된 주인공의 외모, 왕자의 키스로 깨어나는 공주, 난쟁이들의 역할 등 지금 기준으로는 낡은 고정관념이 곳곳에 박혀있는 원작의 줄거리도 실사화의 난이도를 높였다. 지난해 여름 스틸 사진이 공개됐다가 비난 속에 폐기된 ‘난쟁이 차량연비계산 없는 난쟁이들’이 그 한 예다. 왜소증을 가진 배우인 피터 딘클리지가 “난쟁이 캐릭터의 변화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디즈니를 비난했고, 이러한 결과물이 나오자 원작을 훼손했다는 팬들의 반발과 함께 다른 왜소증 배우들 사이에서 “안 그래도 부족한 캐스팅 기회를 없애버렸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19일 개봉한 ‘백설공주’는 결국 컴퓨터그래픽으로 일곱 난쟁이를 인터넷대출한도조회 만들었다. 어정쩡하게 타협한 것이다.
영화 ‘백설공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실사영화 ‘백설공주’에는 이러한 제작진의 고민과 타협이 곳곳에 담겼다. 독 사과의 등장과 왕자의 키스, 일곱 난쟁이의 조력 등 원 미국저금리 작의 핵심들을 유지하면서, 백설공주를 착하고 상냥한 인물에서 “두려움 없고 공정하며 용감하고 진실한” 지도자로 바꿔냈다. ‘500일의 썸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등을 연출한 마크 웹 감독은 “모든 좋은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진화한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추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모습까지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라 적금계산법 틴계 외모에 대한 팬들의 1차 비난에 이어, “왕자는 스토커” 등 개봉 전 배우 레이철 지글러의 발언으로 팬들의 2차 비난에 직면했던 주인공 캐릭터는 연기력과 노래에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 특히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빛났던 지글러의 압도적인 가창력은 ‘라라랜드’의 음악을 만든 벤지 파섹, 저스틴 폴 듀오의 오리지널 넘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백설공주’는 음악에서도 일곱 난쟁이의 ‘하이호’ 같은 원작의 잘 알려진 곡들과 새 노래들을 적절히 안배하는 타협의 묘미를 발휘했다.
백설공주와 그 아버지의 선한 통치로 행복하게 살던 백성들이 여왕(갤 가돗)의 학정으로 침울해진 모습을 색감의 변화로 표현한 왕국의 풍경과 백설공주가 쫓겨난 숲의 역동적인 연출, 백설공주에게 도움을 주는 갖은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모습 등도 실망시키지 않는 볼거리다. 일곱 난쟁이의 컴퓨터그래픽은 광산에서 보석을 캐는 장면 등에선 잘 연출됐지만, 실사 인물들과 붙을 때는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남겨, 과연 논쟁을 피한 이 선택이 최선이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영화 ‘백설공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는 왕자의 구원이라는 시대착오적 스토리를 벗어나기 위해 왕자와 함께 공주를 돕는 산적 무리를 새롭게 등장시켰다. 또 공주는 여왕에게 복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백성들을 설득해 악당을 물리치고 리더로서 인정받는 결말로 나아간다. 역시 고심이 묻어나는 결론이다. 다만 이 과정을 보여주는 클라이맥스 장면의 연출 방식에는 엇갈리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정리하자면 ‘피시(PC·정치적 올바름) 논쟁’의 1탄이었던 ‘인어공주’ 실사판보다 진일보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다. 하지만 변하는 관객들과 원작을 사랑하는 관객들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기대 이상의 새로움은 보여주지 못한다. 차라리 맨 처음 디즈니가 실사화를 구상했을 때 나왔던, 백설공주를 전사로 단련시키는 일곱 난쟁이와 공주의 이야기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들고 마는 것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