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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혼자 했지만성하훈 영화저널리스트









▲  4일 다큐멘터리 영화 <정돌이> 관람 후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박중훈 배우


ⓒ 인디라인




"굉장히 큰 울림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같지만 기록 같고, 기록 같기에는 너무 드라마 같고.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는 큰 에너지가 있는 영화. 저 자신에 대한 기억도 합체가 돼서 아주 공동담보목록 특별한 여행을 한 기분입니다."

지난 4일 다큐멘터리 영화 <정돌이>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박중훈 배우는 이같은 감상평을 남겼다. 그는 영화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면서 "이 영화가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개봉한 <정돌이>가 묵직한 감동을 전달하면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 우리은행서민전세자금대출 다. 독립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많은 상영관을 확보할 수 없어 작은 독립영화관 중심으로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한편, 상영관이 없는 지역에선 대관 상영 등도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평점에 10점을 준 한 관객은 "다큐멘터리 영화는 재미없을 거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90분 내내 몰입해서 봤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요즘 보기 드문 수작이다"라고 대학생취업자금대출 했다.
<정돌이>는 1987년 가출을 감행한 14세 소년 송귀철이 고려대학교 안에서의 생활을 통해 당시의 학생운동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정경대에서 주로 살아 '정돌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송귀철은 수년 동안 학교 안과 밖을 맴돌았고, 대학생들에 의해 양육됐다.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었다.
정돌이에 대 하나은행 채용 한 이야기지만 영화는 정돌이의 시선을 빌려 1980년대 고려대 학생운동을 조명하고 있다. 회고담 형식을 빌린 역사 다큐이자, 당시 학생운동사를 정리한 역사기록이기도 하다.

초심을 유지하며 사는 '이름 없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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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영화 <정돌이> 스틸컷


ⓒ 인디라인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야기할 때 86세대(1960년대생, 1980년대 학번)는 기본값이다. 그 험난했던 시기를 아스팔트 위에서 버텨낸 이후로 86세대는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주류로 자리하고 있다. 물론 '꼰대'라는 비아냥도 듣지만, 군사독재 치하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했던 시간은 지금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켜 놓았고, 그들은 당시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잘 나가는 86세대를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다.

<정돌이>의 미덕은 주류가 된, 잘 나가는 86세대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 영화에 등장하는 86세대의 모습은 조금 결이 다르다. 묵묵하게 세상의 변화를 염원했던 마음을 간직하면서 땅을 일구고, 공장에서 땜질 작업을 하고, 권력에 의해 의문사한 친구를 잊지 않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들이다.
대중에게 알려진 이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기득권이 되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다. <정돌이>가 주는 감동은 이들이 진솔한 이야기와 현재를 살아가는 진지한 마음 자세가 바탕을 이루고 있다.
<말아톤>, <대립군> 등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포레스트 검프>처럼 역사의 현장에 늘 있었던 한 소년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한국 민주주의의 험난한 탄생 과정이 생생히 보인다"라며 "정치권에 뛰어들지 않고 수도자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평생을 바친 평범한 소시민 586들의 반짝이는 거울 같은 얼굴들이 정돌이에 대한 추억과 함께 대위법처럼 펼쳐진다"고 평가했다.
또 "난데없는 계엄으로 자칫 빼앗길 뻔한 소중한 것들의 실체, 다시 만난 그 세계를 차곡차곡 담아낸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라며 "무명의 삶 속에 숨겨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의 미덕을 이렇게 잘 보여주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대건 신부 전기 영화 <탄생>을 연출한 박흥식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 눈가에 계속 눈물이 맺혀 손가락으로 눈가를 찍으면서 봤다"며 "영화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원형과도 같은 순수함과 사랑이 나와 동시대를 산 그 친구들의 말과 행동 속에 있었다"고 감상을 전했다.
황석영 작가 역시 "대개 후일담 형식을 띠고 있는 이러한 서사들의 특징이 회한과 냉소로 그려지고 있는데 반해, 이 다큐는 학생들이 우연히 만나게 된 가출 고아 소년 정돌이를 돌보고 보살피는 과정에서 확인한 소통, 공감, 연대에 관한 회상기로서 개인과 사회적 담론이 어떻게 따뜻하게 인생 속에 녹아들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면서 "지상의 무상한 시간을 견디면서 속세의 먼지 가운데서 빛나는 것들을 찾아낸 이 기억의 힘이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수감 중인 아들을 위해 패물을 팔아 검사에게 50만 원 갖다 준 노모의 이야기. 그 사실을 결혼하고서야 알게 된 자식의 회한. 꾸준히 수십 년 전 군에서 의문사한 친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과정. 대학 졸업 후 구두닦이 일을 선택했던 시간. 민주화운동 전과로 인해 변변한 회사에 취직하지 못하고 학원에 들어가 인기 강사가 됐으나 회의감이 들어 삶의 방향을 바꾼 경험당 등 묵묵하게 세상의 변화를 위해, 자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애쓴 이들의 모습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386에 대한 어떤 생각들을 철회한다"










▲  다큐멘터리 영화 <정돌이> 스틸컷


ⓒ 인디라인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나 2030 세대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한 관객은 "학생운동 세대에 대해 별로 좋은 감정이 없었다. 그들 덕분에 오늘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과거의 무용담을 자랑하고 돈이나 자식 교육에 무리하게 집착하는 현재의 모습이 늙고 추해져 보였다"면서 "그러나 세상에는 아직도 찬란하게 빛나는 멋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에게 학생운동은 지나가 버린 무용담 같은 것이 아닌 지금도 살아있는 이정표"라고 했다.
김대현 감독은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본 조카가 친구에게 '386에 대한 나의 어떤 생각들을 철회하겠어'라는 감상평을 보냈다고 한다"면서 "최고의 영화평이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 어렵고 불행한 환경에서 자란 '정돌이' 송귀철은 학생운동의 품에서 성장하며 자신의 재능을 찾았고, 지금은 장구 명인으로 살고 있다. 너도 나도 정돌이를 챙겼던 따뜻함 가운데 대학 풍물패에서 장구를 배우며 자칫 엇나갈 뻔한 그의 인생 자체가 바뀌게 된 것이다.
폭압적인 체제 안에서 서로 보듬고 연대했던 이들은 아직도 세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 기득권 밖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험난한 세상과 맞서다 먼저 떠나간 그리운 이들을 위해 진혼곡을 울린다. 관객들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다.
김대현 감독은 1980년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에서 활동했고 졸업 후 영화로 방향을 전한 뒤 의문사 문제를 소재로 한 단편 <서울길>로 1991년 대한민국창작단편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 전신)에서 수상했다.
1991년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 공안당국의 탄압을 받을 때 편집을 완성할 수 있도록 작업실을 제공해 은밀하게 도움을 주기도 했고, 1995년에는 서울국제독립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1980년대 후반부터 영화운동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15년 만든 <다방의 푸른 꿈>은 그해 제천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