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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거래소가 뭐길래
해외선 10%대 점유율
투자자는 주식 거래를 할 때 증권사 계좌를 통해 주문을 넣는다. 이 모든 주문을 모아 체결하는 곳이 바로 증권거래소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KRX가 유일한 증권거래소로 역할을 수행하며 상장 기업 2561개, 전 세계 시가총액 13위 수준의 정상급 거래소로 성장했다.
NXT는 KRX와 별개인 새로운 거래소 금계산법 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수많은 대체거래소가 시장에 자리 잡은 상태다. 미국은 1975년 대체거래소 도입 후 현재는 무려 65개의 대체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42개, 일본은 3개, 호주에도 1개의 대체거래소가 있다. 주요국 대체거래소 점유율은 전체 주식 거래량의 10%가량을 차지한다. 각국 대체거래소는 다양한 주문 호가를 제공하고 거 인천시 래 편의를 증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XT 출범으로 국내에서도 긍정적인 투자 환경의 변화가 기대된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증권 시장 인프라가 다양해지고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시장 비교를 통해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문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홈페이지
어떻게 달라지나
호가 종류 다양해져
NXT 출범으로 주식 투자 환경의 변화가 생긴다.
가장 큰 변화는 거래 시간이 연장된다는 점이다. 기존 KRX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하루 우리파이낸셜채용 6시간 30분만 주식 거래가 가능했다. 그러나 NXT 출범 후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KRX 정규 거래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전후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이 생긴다. 단, KRX 시가와 종가 결정 시간인 오전 8시 50분부터 10분간, 오후 3시 20분부터 10분간은 NXT 시장에서 주식 거래 증권 를 할 수 없다. 각종 금융상품 가격 산출에 KRX 시가와 종가가 활용되기 때문에 모든 유동성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KRX도 시가 결정 시간을 피하기 위해 정규 거래를 오전 9시 정각이 아닌 9시 30초에 시작한다. NXT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은 메인마켓 대비 유동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는 가격 급변을 방지하기 위해 지정가호가만 주문 가능하고 공매도 주문은 불가능하다.
두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 수도 아직까지 차이가 크다. KRX 모든 종목을 NXT에서 거래할 수 없다. 출범 직후인 3월 4일부터 3월 14일까지는 롯데쇼핑·제일기획·코오롱인더스트리·LG유플러스·S-Oil·골프존·동국제약·에스에프에이·와이지엔터·컴투스 등 10개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이후 순차적으로 거래 종목이 늘어나며 NXT 출범 5주 차에는 800개까지 거래 종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거래 대상 종목 선정 기준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각각 시가총액 300위·400위 안에서 거래대금 기준 상위 50% 이내 종목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펀드(ETN) 등의 금융상품 거래는 아직까지 불가능하지만 향후 법 개정에 따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가 종류도 다양해진다. 기존에 활용하던 호가에 중간가호가와 스톱지정가호가가 새롭게 추가된다. 중간가호가란 최우선 매수호가와 최우선 매도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자동 조정되는 호가다. 만약 최우선 매수호가가 1만원이고 최우선 매도호가가 1만2000원이면, 투자자가 중간가호가로 주문을 넣을 때 자동으로, 1만1000원으로 주문이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투자자는 가격 입력 없이 원하는 수량만 입력하면 된다.
스톱지정가호가 방식도 도입된다. 이는 투자자가 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주문을 내는 호가다. 예를 들어 주가 하락세에 스톱지정가호가로 매도 주문을 넣으면, 현재 5500원인 주가가 스톱 가격인 5000원까지 떨어졌을 때 미리 설정해놓은 지정 가격인 4900원으로 매도 주문이 접수되는 방식이다. 주가 상승세일 경우에는 반대로 활용할 수 있다. 주가 급락 시 예상치 못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스톱지정가호가 방식은 기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스톱로스’ 기능과 유사하다. 다만 거래소가 도입한 방식이 아닌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서비스였기 때문에 그동안은 MTS별로 이용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NXT가 스톱지정가호가를 도입하면서 이제 투자자는 모든 증권사 MTS에서 주식 거래 시 기본 기능으로 이용 가능하다.
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종목의 실시간 가격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KRX에서는 주당 6만원에 거래되는 동시에 NXT에서는 주당 6만500원에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마트에서 제품 가격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투자자가 실시간으로 가격을 모니터링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투자자가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넣을 수 있도록 증권사에 최선집행의무를 적용한다.
두 거래소의 거래 수수료도 차이가 있다. 현재는 증권사가 KRX에 0.0027%의 수수료를 낸다. NXT는 KRX보다 20~40% 낮은 수수료를 책정했다. 기업공개(IPO)와 시장 감시 등의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의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NXT에 내는 수수료도 내려갈 예정이다.
대부분 시장 조치는 동일하다. KRX와 NXT 가격 변동폭은 상한과 하한이 30%로 같고, KRX에서 시장 중단 또는 종목별 거래 중지가 발생하면 NXT에서도 마찬가지로 중단된다.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나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 등 시장 감시 제도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체거래소에서 경쟁매매로 채결되는 거래량은 시장 전체 기준 15%, 종목별로는 30% 이내로 제한된다.
70년 만에 변화…우려는 없나
정착까지 시간 필요할 듯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XT가 출범하더라도 IPO 심사나 시장 감시 등의 기능은 여전히 KRX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NXT의 한계가 지적된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초단타 매매 거래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는 최근 넥스트레이드에 시장 조성 명목으로 초단타 거래에 대한 수수료 할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복수 시장 체제 도입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도 대체거래소(PTS) 도입 후 10년간은 거래대금 비중이 전체 시장의 1%를 넘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NXT 도입 초기에 유의미한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대체거래소 도입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자본 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진단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8호 (2025.02.26~2025.03.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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