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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폐지를 모았어요.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오후 11시까지 모은 폐지로 기부를 했습니다.”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경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회의실에서 만난 김원식(72) 씨는 “직접 몸을 움직여서 번 돈으로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6년째 폐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200만 원씩 현재까지 총 1000만 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김 씨가 기부를 마음먹은 계기는 퇴직 후 맞닥뜨렸던 암 투병이었다. 창원 지역에서만 기준금리 인하 36년간 경찰 공무원 생활을 한 김 씨는 퇴직 후 취미였던 골프와 산악자전거에 몰두하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2016년 갑작스레 간암 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창가 사이로 햇살이 비쳤는데 이것이 내가 볼 수 있는 마지막 햇살일 수도 있구나 싶었다”며 “만약 살아서 나온다면 나 학자금대출 연체 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살 것이라고 그때 결심했다”고 말했다. 간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마친 김 씨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2년 동안 회복에 집중했다.
2019년 2월 많이 건강해진 김 씨는 수술 당시에 한 다짐을 실천하기로 했다. 그는 치료비와 생활비로 쓰고 남은 퇴직금 1000만 원을 모두 털어 중고 1t 트럭을 구 광주은행 매하고 가족들에게 “폐지를 주워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씨의 아내와 세 자녀는 “그 돈 우리가 줄 테니 집에 있으라”며 강하게 만류했지만, 그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 씨는 가족들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내 몸으로 번 돈을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것일 뿐이다.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중대 발표를 한 그 다음 날 오전 5시에 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지를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처음 해보는 폐지 줍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길거리에 나선 날, 막막했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폐지를 줍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적이니 도둑인 줄 알고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있었고, 사람들의 멸시하는 눈빛도 마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술한 농협주택담보대출한도 몸도 편치 않았다. 이른 새벽인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한 김 씨는 수술 부위가 아리고 밤에는 팔 근육에 경련이 와 잠들기도 쉽지 않았다. 쓰레기를 줍는 과정에서 이곳저곳에서 부딪히다 보니 양쪽 팔·다리에 멍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나보다 더 힘들, 아무도 보살펴줄 사람이 없는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이 악물고 지난 6년을 버텼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20년 폐지로 번 돈을 처음 기부한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기부를 하고 난 두 달 동안은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며 “보람차다는 말을 살면서 그때만큼 절실히 느낀 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 씨의 기부 의도를 안 주변 이웃들도 그에게 하나둘씩 도움을 줬다. 그는 “첫 기부를 하고 난 뒤 기부증을 트럭에 붙이고 다니니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응원도 많이 해주고 폐지를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며 “내 노력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매년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해 사랑의열매 ‘경남 나눔리더 109호’로 선정됐다. 사랑의열매는 1년 내 100만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에게 나눔리더 칭호를 붙이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 사는 홍경식(81) 씨도 폐지를 모아 기부하고 있는 나눔리더다. 그는 저소득계층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재난지원금 기부를 시작으로 올해 7월 1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 5년간 7차례에 걸쳐 총 800만 원을 기부했다. 홀로 지내던 홍 씨는 이웃들로부터 김치나 반찬 등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이웃들이 어려움을 겪자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다시 돌려주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홍 씨는 “나이가 들면서 안 아픈 곳이 없지만 폐지를 계속 주울 수 있는 건 기부가 행복하기 때문”이라며 “몸이 허락하는 한 생을 다할 때까지 사회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과 재능으로 나눔 리더가 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6월 화가 겸 문화예술활동가인 이상연 작가는 인천 대표 막걸리 ‘소성주’의 글씨체에 대한 개런티 전액 1000만 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그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의 협업은 처음이었다”며 “해당 기업이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고민하다가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인천탁주와 작업하는 동안 일절 개런티에 대해 묻지 않다가 추후 회사 측에서 개런티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하자 먼저 공동기부를 제안했다. 그렇게 이 작가와 인천탁주의 공동 기부가 성사됐다.
이 작가의 공동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작가는 2016년 ‘희망달력’을 제작해 수익 800만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기부 전시회인 ‘인천사랑콜라보기부전시회’를 3차례 열어왔다. 이 작가가 나눔 활동으로 지금까지 공동기부한 금액은 총 7800만 원에 달한다. 이 작가의 어머니는 인천 초대 ‘W아너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여성 기부자)’ 클럽 회장을 역임한 동양주택·하림코리아 푸드의 임남례 대표다. 이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님께서 주변 이웃들에게 베푸시는 것을 지켜보다 보니 나눔이 체득된 것 같다”며 “나눔과 배려는 지역사회의 한 줄기 따뜻한 햇살인 만큼 앞으로도 제 활동으로 많은 분이 조금 더 따뜻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지운 기자 erased@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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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창가 사이로 햇살이 비쳤는데 이것이 내가 볼 수 있는 마지막 햇살일 수도 있구나 싶었다”며 “만약 살아서 나온다면 나 학자금대출 연체 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살 것이라고 그때 결심했다”고 말했다. 간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마친 김 씨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2년 동안 회복에 집중했다.
2019년 2월 많이 건강해진 김 씨는 수술 당시에 한 다짐을 실천하기로 했다. 그는 치료비와 생활비로 쓰고 남은 퇴직금 1000만 원을 모두 털어 중고 1t 트럭을 구 광주은행 매하고 가족들에게 “폐지를 주워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씨의 아내와 세 자녀는 “그 돈 우리가 줄 테니 집에 있으라”며 강하게 만류했지만, 그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 씨는 가족들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내 몸으로 번 돈을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것일 뿐이다.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중대 발표를 한 그 다음 날 오전 5시에 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지를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처음 해보는 폐지 줍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길거리에 나선 날, 막막했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폐지를 줍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적이니 도둑인 줄 알고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있었고, 사람들의 멸시하는 눈빛도 마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술한 농협주택담보대출한도 몸도 편치 않았다. 이른 새벽인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한 김 씨는 수술 부위가 아리고 밤에는 팔 근육에 경련이 와 잠들기도 쉽지 않았다. 쓰레기를 줍는 과정에서 이곳저곳에서 부딪히다 보니 양쪽 팔·다리에 멍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나보다 더 힘들, 아무도 보살펴줄 사람이 없는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이 악물고 지난 6년을 버텼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20년 폐지로 번 돈을 처음 기부한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기부를 하고 난 두 달 동안은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며 “보람차다는 말을 살면서 그때만큼 절실히 느낀 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 씨의 기부 의도를 안 주변 이웃들도 그에게 하나둘씩 도움을 줬다. 그는 “첫 기부를 하고 난 뒤 기부증을 트럭에 붙이고 다니니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응원도 많이 해주고 폐지를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며 “내 노력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매년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해 사랑의열매 ‘경남 나눔리더 109호’로 선정됐다. 사랑의열매는 1년 내 100만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에게 나눔리더 칭호를 붙이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 사는 홍경식(81) 씨도 폐지를 모아 기부하고 있는 나눔리더다. 그는 저소득계층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재난지원금 기부를 시작으로 올해 7월 1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 5년간 7차례에 걸쳐 총 800만 원을 기부했다. 홀로 지내던 홍 씨는 이웃들로부터 김치나 반찬 등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이웃들이 어려움을 겪자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다시 돌려주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홍 씨는 “나이가 들면서 안 아픈 곳이 없지만 폐지를 계속 주울 수 있는 건 기부가 행복하기 때문”이라며 “몸이 허락하는 한 생을 다할 때까지 사회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과 재능으로 나눔 리더가 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6월 화가 겸 문화예술활동가인 이상연 작가는 인천 대표 막걸리 ‘소성주’의 글씨체에 대한 개런티 전액 1000만 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그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의 협업은 처음이었다”며 “해당 기업이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고민하다가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인천탁주와 작업하는 동안 일절 개런티에 대해 묻지 않다가 추후 회사 측에서 개런티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하자 먼저 공동기부를 제안했다. 그렇게 이 작가와 인천탁주의 공동 기부가 성사됐다.
이 작가의 공동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작가는 2016년 ‘희망달력’을 제작해 수익 800만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기부 전시회인 ‘인천사랑콜라보기부전시회’를 3차례 열어왔다. 이 작가가 나눔 활동으로 지금까지 공동기부한 금액은 총 7800만 원에 달한다. 이 작가의 어머니는 인천 초대 ‘W아너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여성 기부자)’ 클럽 회장을 역임한 동양주택·하림코리아 푸드의 임남례 대표다. 이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님께서 주변 이웃들에게 베푸시는 것을 지켜보다 보니 나눔이 체득된 것 같다”며 “나눔과 배려는 지역사회의 한 줄기 따뜻한 햇살인 만큼 앞으로도 제 활동으로 많은 분이 조금 더 따뜻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지운 기자 erased@munhwa.com